By |Categories: 정보|Last Updated: 2025년 10월 10일|

손목시계의 배터리 – 시계를 움직이는 힘

손목시계는 단순히 시간을 보여주는 도구를 넘어, 개인의 취향과 생활 방식을 나타내는 중요한액세서리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나 시계를 움직이는 핵심 동력인 배터리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그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잘못된 배터리를 장착하여 시계에 이상이 발생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오늘은 손목시계용 배터리에 대해 역사부터 종류, 모델 판명 방법, 특수배터리에 이르기까지 상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손목시계 배터리의 종류

손목시계용 배터리는 단순한 동력원이 아니라, 종류에 따라 시계의 정확성과 수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러한 손목시계의 주요 동력원인 배터리는 크게 알카라인, 실버 옥사이드, 리튬, 아연 공기, 수은 옥사이드, 그리고 특수 배터리인 리튬 아이오다이드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알카라인 배터리: 제가 처음으로 접한 시계 배터리는 바로 알카라인 배터리였습니다. 평균 1.5V 전압을 제공하며 가격이 저렴하고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쿼츠 시계에는 이 배터리가 보편적으로 들어갑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전압이 서서히 떨어지기 때문에, 시계가 조금씩 늦어질 수 있는 단점도 있습니다.

실버 옥사이드 배터리: 실버 옥사이드 배터리는 1.55V의 안정적인 전압을 제공하여, 정밀한 시간 측정이 필요한 시계에 사용됩니다. 제 경험으로, 스위스제 고급 시계나 일부 드레스 시계에는 대부분 이 배터리가 들어 있습니다. 에너지 밀도가 높고, 일정한 전압 덕분에 오래도록 안정적인 성능을 발휘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리튬 배터리: 리튬 배터리는 3V의 높은 전압을 제공하며, 디지털 시계, GPS 시계, 스마트워치 등 전력 소모가 많은 시계에서 필수적입니다. 저도 스마트워치를 처음 구매했을 때, 배터리 한 번 충전으로 며칠을 버티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리튬 배터리는 저온에서도 안정적이며, 긴 수명을 자랑하는 것이 장점입니다.

아연 공기 배터리: 조금 특이한 아연 공기 배터리는 공기를 전해질로 사용하는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 장기간 사용할 수 있지만, 손목시계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주로 보청기 같은 특수 장치에 사용됩니다.

 수은 옥사이드 배터리: 수은 옥사이드 배터리는 과거 고급 시계에서 널리 사용되었지만, 환경 문제로 현재는 거의 사용되지 않습니다. 전압이 일정하고 안정적이지만, 수은의 환경적 유해성 때문에 제조와 사용이 제한된 것이죠.

 

시계 배터리의 역사와 변천사

손목시계 배터리의 역사는 생각보다 짧지만 흥미롭습니다. 초기 시계는 모두 기계식이었으며, 태엽을 감아야 움직였습니다. 배터리라는 개념이 들어온 것은 1960년대 전자식 시계가 등장하면서부터입니다.

Hamilton Electric 500은 세계 최초의 배터리 구동 시계로, 이때부터 시계 배터리 시대가 열렸습니다. 전자식 시계는 쿼츠 진동자를 통해 시간을 측정했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해지면서 기계식 시계를 점차 대체했습니다.

1970~1980년대, 일본 세이코와 시티즌은 쿼츠 시계를 대량 생산하여 전 세계로 확산시켰습니다. 이 시점에서 배터리의 기술과 다양성도 함께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알카라인에서 실버 옥사이드, 리튬까지, 각각의 특성과 장점을 살린 배터리가 등장하며 시계 산업의 혁신을 이끌었습니다.

 

현재 시판되는 배터리

오늘날 쉽게 구할 수 있는 배터리는 리튬, 실버 옥사이드, 알카라인이 대표적입니다.

리튬 배터리: CR 시리즈로 대표되며, CR2032, CR2025, CR1632 등이 있습니다. 주로 디지털 시계와 GPS 시계, 스마트워치에 널리 쓰입니다.

실버 옥사이드 배터리: 모델명이 SR로 시작되며, SR626SW, SR621SW, SR927SW 등 고급 시계에 적합한 배터리입니다.

알카라인 배터리: LR로 시작하는 모델명을 사용하며 보편적으로 LR44, LR626, LR927 등이 일반 시계에서 흔히 사용됩니다.

현재 판매되는 배터리는 모두 시계의 전력 요구량, 크기, 사용 환경에 맞게 설계되어 있어, 시계 모델에 맞는 배터리를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모델 판명법과 의미

배터리의 모델 번호만으로도 많은 정보를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SR626SW는 ‘SR’이 실버 옥사이드, ‘626’이 지름 6.8mm, 높이 2.6mm, ‘SW’는 시계용임을 의미합니다. 리튬 배터리 CR2032는 ‘CR’이 리튬, ’20’은 지름 20mm, ’32’는 높이 3.2mm를 뜻하죠.

이러한 표기법 덕분에 소비자는 호환 가능한 배터리를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계를 수리하거나 배터리를 교체할 때, 이 정보를 활용하면 실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특수 시계 배터리

특수 시계에는 일반 배터리 외에도 다양한 특수 배터리가 사용됩니다.

태양광 충전식 배터리: 태양광 충전식 배터리는 태양빛을 이용해 충전되며, 배터리 교체가 거의 필요 없습니다. 시티즌의 에코드라이브와 세이코 솔라나 키네틱 드라이버가 대표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오랜 기간 안정적인 동력 공급이 가능합니다.

하이브리드 배터리: 하이브리드 배터리는 리튬 이온과 슈퍼커패시터를 결합해 긴 수명과 빠른 충전 속도를 제공합니다. 스마트워치나 피트니스 트래커에서 사용됩니다.

리튬 아이오다이드 배터리: 제가 얼마전에 리뷰를 작성했던 Wittnauer TTC Longlige Watch에서 보았던 배터리로 리튬 아이오다이드(Lithium Iodide, LiI) 배터리입니다. 이 배터리는 리튬 금속 음극과 아이오다이드 고체 전해질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압은 1.5V, 최대 10년 이상 사용 가능합니다. 온도 범위가 -40°C부터 +60°C까지 안정적이어서, 인공 심장 박동기와 같은 장기간 교체가 어려운 환경에서도 신뢰성 있는 전원 공급이 가능합니다. 일부 고급 시계에서도 이 배터리를 사용하며, 교체 시 전문가의 도움과 호환성 확인이 필요합니다.

 

배터리 선택과 관리

배터리는 단순한 소모품이 아닙니다. 시계의 정확성을 유지하고, 장기적으로 시계의 수명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배터리를 선택할 때는 반드시 시계 모델, 전압, 크기, 사용 환경을 고려해야 하며, 특수 배터리 교체 시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취급시 주의사항

시계 배터리는 금속 표면이 음극과 양극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가급적 손으로 만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손에는 수분과 피지, 그리고 미량의 염분이 존재하여 시계 배터리 표면에 묻는 경우 전도성 불순물이 생겨 배터리와 시계 접점 사이에 저항이 증가하여 결과적으로 전력공급이 불안정해질 수 있으며 저항으로 인해 열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실버 옥사이드나 리튬 버튼전지 등은 접점이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지문이나 피지가 묻으면 수명이 줄어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시계 배터리는 건조한 환경에서 운영을 해야 합니다. 시계 배터리에 물이 침투하는 경우 수명이 급격하게 줄어들거나 부식되어 누액으로 인한 발열이나 파열 등이 발생할 수 있고 리튬 버튼전지의 경우 화학반응으로 인해 수소 가스의 발생으로 압력이 상승하여 폭발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때문에 가급적 시계 수리점에서 배터리 교체를 권장합니다.

 

방수기능과 배터리

사실 배터리 자체에는 방수기능이 없습니다.  방수 시계의 경우 배터리가 아닌 시계의 하우징 케이스가 방수기능이 지원되는 것이며, 이 또한 가급적 시계 관리를 엄격하게 하여 하우징 케이스 안에 물이 스며들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서 언급하였던 “시계 수리점에서 배터리 교체를 권장”하는 이유 역시 배터리의 취급 방법도 있지만 시계 배터리를 교체한 후 방수기능이 손상되었는지 점검하거나 필요시 방수액을 도포하여 방수기능의 저하를 지연시키는 작업을 하기도 합니다.  특히 생활방수 기능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약간의 비를 맞거나 잠깐동안 손을 씻으면서 물이 튀는 정도의 수분을 막아준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차고 있는 시계의 방수 기능을 미리 파악하는 것이 좋습니다.

손목시계 배터리는 시계의 정확성과 수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구성 요소입니다. 역사적으로 기계식에서 전자식, 쿼츠 시계로의 변화와 함께 다양한 배터리 기술이 발전했으며, 현재는 리튬, 실버 옥사이드, 알카라인, 리튬 아이오다이드 등 여러 종류가 존재합니다. 특수 시계 배터리는 안정성과 긴 수명, 특수 환경 대응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시계의 가치를 높이는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시계를 사용할 때마다, 배터리 하나하나에 담긴 시간과 기술의 흐름을 떠올린다면, 단순히 시간을 보는 경험이 아니라, 작은 과학과 역사를 함께 경험하는 순간이 될 것입니다.

 

참고자료:

https://en.wikipedia.org/wiki/Button_cell
https://www.h2hubwatches.com/blogs/latestnews/5-different-types-of-watch-batteries
https://en.wikipedia.org/wiki/Watch
https://www.hodinkee.com/articles/the-first-battery-powered-watch
https://www.nixon.com/blogs/stories/how-quartz-watches-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