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Categories: 리뷰|Last Updated: 2025년 10월 10일|

WITTNAUER TITANIUM TTC LONGLIFE 손목시계

오늘은 조금 특별한 시계를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바로 WITTNAUER TITANIUM TTC LONGLIFE 손목시계예요.

브랜드 소개

WITTNAUER는 1885년 미국 뉴욕에서 Albert WITTNAUER가 세운 시계 브랜드입니다.

Albert는 원래 처남이 운영하던 스위스 시계 수입업체 Eugene Robert Co. 에서 일하다가 관세로 인한 부담이 심화되자 “이제 미국에서도 직접 시계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WITTNAUER’ 브랜드를 1880년대에 론칭했습니다.

이후 회사를 인수하고 이름을 바꾸며 성장했는데, 1936년에는 LONGINES-WITTNAUER WATCH COMPANY로이름을 바꿨고,
1969년에는 웨스팅하우스 전기회사에 매각됩니다.

그 뒤 1990년대에는 여러 번 주인이 바뀌면서 지금은 일본 CITIZEN 그룹 산하의 브랜드로 남아 있습니다.

외관 살펴보기

시계 본체

처음 이 시계를 봤을 때 느낀 건 “깔끔하다”였습니다.

불필요한 장식 없이 정말 단정해요.

회색 케이스와 다이얼, 검은 시침·분침, 그리고 흰색 날짜창의 조합이

과하지 않으면서도 오래 봐도 질리지 않습니다.

정제된 미니멀리즘이라고 할까요.

시계 뒷면

케이스백에는 “TTC LONGLIFE” 와 “GERMANY” 라는 각인이 새겨져 있습니다.

즉, 이 모델은 독일 생산으로 보입니다.

방수는 30m로 표기되어 있지만,

실제로 분해해보니 방수용 고무링이 없어서

물속에서 쓰기엔 조금 불안하겠더군요.

시계 밴드

밴드 재질은 의견이 좀 갈립니다.

어떤 분은 “티타늄이다”, 또 어떤 분은 “이름만 티타늄이고 실제로는 스테인리스다”라고 합니다.

직접 들어보면 꽤 가볍고,

스테인리스보다 거칠지만 상대적으로 스테인리스에 비해 만졌을 때 차가운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티타늄이 어느 정도 섞인 합금이거나, 진짜 티타늄 밴드일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버클은 분리식 구조이며, 커버 위에는 ‘W’ 로고가 새겨져 있습니다.

커버를 위로 살짝 들어 올리면 열리고, 반대쪽 밴드를 들어 올리면 완전히 분리되는 방식이에요.

열리는 느낌은 가볍지만, 마치 플라스틱 부품을 만지는 것과 유사한 느낌이 들었고, 마감은 살짝 거친 편이었습니다.

내부 구조

뒷면 커버를 열어보니 스위스의 RONDA 705 계열 쿼츠 무브먼트가 들어 있었습니다.

(정확히는 Harley-Ronda #705 계열로 보입니다.)

RONDA 로고 아래에는 “5 JEWELS” 라는 각인이 보이네요.

그런데, 배터리가 들어 있어야 할 자리에 배터리가 없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배터리가 있어야 하는 자리는 텅 비었고, ‘TTC’ 라고 적힌 작은 회로가 하나 있을 뿐이었습니다.

“이게 뭐지?” 싶었는데, 케이스백을 보고 바로 이해가 됐습니다.

커버백을 다시 보니 커버백 안쪽에 무엇인가가 붙어있었습니다.

참 오랫만에 보는 것인데 디지털 전자시계 중 알람기능이 있는 시계들이 보통 저 위치에 스피커가 있는 경우가…

어? 그런데 이건 아날로그 쿼츠시계인데다 알람기능같은건 없죠.

인터넷을 찾아보니 커버 안쪽에 붙은 금속판이 배터리 역할을 하는 일체형 전원 모듈이었어요.

커버백을 들었을 때 별 느낌이 없었는데 다시 들어보니 살짝 무게감이 느껴지더군요.

배터리가 저렇게케이스백에 붙어 있는 것은 저도 처음 보았습니다.

아까 보았던 TTC라고 적힌 무브먼트 배터리 공간의에 있는 회로의 접점이 케이스백의 금색 부분과 닿도록 설계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전압을 측정해보니 약 2.3~2.4V 가 나왔습니다.

결론적으로 중앙의 금색 부분과 케이스백 자체가 +극과 -극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당시 기술을 감안하면) 거대한 크기의 배터리 구조 덕분에 이름 그대로 “Longlife (긴 수명)” 를 자랑할 수 있었던 거죠.

배터리의 정체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이 시계는 1990년대 후반쯤에 만들어진 모델이고 배터리는 일반 수은전지가 아니라 리튬-아이오다이드(Lithium Iodide) 계열의 고체 전해질 배터리로 추정됩니다.

이 배터리는 원래 심박기(인공심장 박동기) 에 쓰이던 기술로, 무려 20~25년의 수명을 목표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지금은 이 배터리를 더 이상 생산하지 않고, 예전 WITTNAUER 서비스센터에서도 대체 리튬전지 키트를 사용했다고 하네요.

즉, 지금은 원래 부품을 구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완전히 방전되면 비슷한 크기의 리튬전지로 개조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어떤 사용자는 하판 안쪽에 동전 크기의 리튬전지를 붙여 작동시킨 사례도 있더군요.

현재 제 시계는 (아마도) 2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2.3~2.4V 의 안정적인 전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배터리를 교체하게 되면 그 과정도 나중에 이 사이트를 통해 기록을 남겨보겠습니다.

이상으로 WITTNAUER TITANIUM TTC LONGLIFE 시계 관찰기를 마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담

관찰을 마치고 케이스백을 닫아보니, 손으로는 도저히 닫히지 않더군요.

이 시계는 압입식(스냅백) 구조로 되어 있어서 꽤 강하게 눌러야만 장착됩니다.

아마 방수용 고무링이 없는 것도 이 구조 덕분에 금속 탄성으로 고정되기 때문일 겁니다.

문제는 이 모델의 케이스백 안쪽에 배터리 모듈이 붙어 있어서 탄성 변형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결국 손으로는 닫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추석 연휴가 끝나면 매장에 가서 케이스 프레스기로 눌러 장착할 계획입니다.

자료참고: